“66사이즈는 대한민국 평균체형.” 4억 소녀의 꿈
66걸스의 박예나 대표를 만난 건 전주시 진북동 소재의 우체국 2층에 위치한 사무실에서였다. 아직 소녀티를 벗지 못한 앳된 표정의 그녀를 보니 새삼스럽지만 절로 표정이 밝아진다.
박예나 대표
“작년에 우체국에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우체국 택배를 쓰는 조건으로 80평 규모의 사무실을 월 30만 원대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일체의 관리비가 포함된 금액이기에 주저할 필요없이 바로 사무실을 이전했습니다.”
택배 서비스의 차별화를 꾀하던 중 그나마 우체국 택배가 가장 낫다는 판단을 하고 어떻게 우체국과 협상을 할까 생각 중이었는데 고맙게도 우체국에서 먼저 제의가 오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고 한다.
66걸스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뭔가 필요한 시점이다 싶을 때면 신기하게도 기다렸다는 듯이 하나씩 나타났다고 한다 운빨(?)치고는 참으로 최고의 필(?)이다라는 표현이 적절한 듯하지만 그만큼 보이지 않게 노력을 많이 했다는 얘기인 듯.
처음 온라인 오픈 마켓을 시작한 시점이 언제인가요?
중학교 3학년 때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조금 큰옷에 대한 구매 욕구가 주변에서 많은 편이었는데 이런 마켓이 없는 것을 보고 블로그에 하나둘씩 상품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놀러 와서 구경하라고 광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반응을 보기 위함이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아 한 달 좀 지나고 나서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욕심은 호기롭게도 친구와 단둘이 10만 원씩 들고 동대문으로 무조건 상경하는 결과를 나타내고 말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 둘이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서울로 무작정 갔다고요? 좀 무모하다 싶은데 결과가 어떠했나요?
참담했죠. 16살 중학생이라는 한계와 동대문 상인들의 드셈이 한데 어우러져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내려오고 말았습니다. 건진 게 있다면 넓은 시장을 봤다는 것과 함께 조금씩 천천히 가는 방법을 저도 모르게 체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동대문에 다녀와서부터는 다품종 소량 판매라는 컨셉으로 하나둘씩 꾸준히 업데이트를 통해 인지도를 쌓게 되었는데 이것 역시도 나중에서야 하나의 마케팅 기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학교 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주변의 우려는 없었나요?
고등학교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지사 매출이 오르는 것만큼 성적은 곤두박질쳤죠. 보다못해 선생님께서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조언에 열심히 해본 적이 있지만 중간 이상은 어렵더라고요. 결국 사업에 더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저 역시도 공부를 이렇게 등한시하면 안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한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과감히 포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옷을 살펴보는 박 대표
작년 이맘때부터 년 매출이 4억 정도 규모로 성장하였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상품을 디자인하고 올리는 편집일은 직접 한다고 하는데 하루에 약 50개 정도를 업데이트하려면 보통 열정이 아니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하는데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창업 특기생으로 전주대학교에 입학한 지 2달 정도 되었는데 학업이 기존 생활 패턴과는 크게 부딪히지 않아 큰 어려움은 없는 상태입니다.
오후까지는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저녁에 사무실에 들어와서 그날 들어온 상품들을 촬영하고 포토샵으로 교정을 봐서 업데이트를 합니다. 보통 새벽 2~3시에 마치게 되고 다음날 오전에 부모님께서 상품 배송과 전화 상담을 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브랜드 구제 의류가 추가되었는데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밤차를 타고 동대문에 가서 패턴과 유행을 답사하고 새벽에 버스를 타고 학교로 와서 수업을 듣습니다. 친구들이 피곤하지 않으냐고들 하는데 오히려 고객들에게 더 나은 옷을 공급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학교생활은 어떠신가요? 다른 또래에 비해 엄청난 성취를 했고 특기생의 신분이라 이미 많은 소문이 났을 텐데 유명세를 치르지 않나요?
유명세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초기에 친구들과 소통에 약간의 문제는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크게 괴리가 있었던 게 왜 공부를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는데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느냐는 것이었죠. 처음엔 좀 답답했고 어색했지만 지금은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학교에 온 거 자체는 배움을 위해서이고 그 배움은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계단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에서였는데 친구들과 다르다는 말이 약간의 상처가 되긴 하였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서로를 이해를 해주는 편입니다.
꿈을 얘기하는데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린 것이 있나요?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대표 채형인 66사이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66사이즈가 편한 옷이라는 생각보다는 66사이즈를 입어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그런 옷을 만들고 싶은 게 저의 꿈입니다.
이 꿈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지금부터 하나씩 하나씩 생각해 보려 합니다.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해요.
글, 사진ㅣ위민기자 양준희
'사회와 여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를 세계 7대 자연경관 으로! (2) | 2011.11.10 |
---|---|
한국 피해자 지원협회 박효순 사무총장 (0) | 2011.11.03 |
두 수녀님 (0) | 2011.10.28 |